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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를바 없이 할리스에서 음료를 시켰다. 평소와 다르게 아메리카노 말고 무슨 원두가 들어간 프라푸치노를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비쌌다. 평일 내내 고생한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생각하니 뭐 그 정도 쓸 수는 있지. 참고로 저 왼쪽은 무슨 아보카도로 만든 음료인데 평소에도 아보카도 싫어하는 나로써는 정말 저 세상 맛이었다.


근데 공교롭게도 하필 커피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가다가 커피를 쏟았다. 입고있던 메종키츠네 울니트가 60만원, 마르지엘라 타비슈즈가 60만원 정도였는데, 옷과 신발에 커피가 범벅되는 순간 하늘이 노랗게 질릴 정도였다. 내 옷도 문제였지만 주변에 앉아계신 분들 신발에도 다 튀어서 나중에 내 번호 드리고 세탁비까지 대신 내드렸다.


기분 잡친 상태로 집에 가는 길


아무튼 심각하다. 일반 티면 명품세탁소에 맡기면 그만(?)인데 울(Wool)니트다 보니 가격도 걱정되지만 지워지지 않을까봐 더 걱정이 됐다. 그냥 싸구려 니트면 버리고 말텐데, 메종키츠네 공홈에서 직접 구매한 니트다 보니 더 애정도 가고.


하얀 바지를 입었는데 이 친구도 커피 날벼락에 직격탄을 받았다. 근데 4만원 정도라 솔직히 깨끗히 안지워지면 버려도 엄청 큰 타격은 아니긴 함. 그래도 뭔가 핏도 예쁘고 색감도 예뻐서 잘 입고 있었는데...


진정하고 일단 커피자국이 다 마르기 전에 세탁을 하기로 했다. 뭐 안된다는게 많은데 아마 세탁기에 넣고 돌리면 절대 안된다. 그만큼 울 자체가 굉장히 약한 섬유이기 때문. 세탁기 넣고 돌리는 순간 못입는 옷됨.

 


결국 손빨래를 해야한다. 손빨래 할 때도 뜨거운 물이 오염물 제거에 더 용이하긴 하지만, 울 섬유가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미지근하거나 조금 따뜻한 물에서 손빨래를 해야한다. 울이 조금 섞이면 세탁기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메종키츠네 니트는 100% 울이라 진짜 빼도 박도 못한다.


베이킹소다는 흰 옷을 더 희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손빨래 시, 소량 넣어주면 아주 좋다. 고무장갑 필수.


사실 베이킹소다는 넣어도 되고 안넣어도 된다. 10분~15분 정도 미지근한 물에 재워둔다.


다음은 울샴푸다. 다이소에서 2천원이면 산다. 샴푸를 한웅큼 넣고 살살 주물러 주어야 한다. 핵심은 살살 문질러야 한다는 것.(움켰다 쥐었다를 반복)  강하게 움켜쥔다면, 약해진 섬유가 늘어져 결국 옷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본의 아니게 때꾸정물이 나오는 중. 사실 구매한지 몇 달이 되었지만 드라이클리닝 한 번밖에 세탁한 적이 없긴 하다.

 


 

한바탕 울샴푸로 빨래를 했다면 이제 널어주면 된다. 니트를 말릴 때는 절대 옷걸이를 사용하지 않도록 하자. 물에 젖은 채로 널게되면 마르면서 어깨가 다 늘어나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진은 못찍었지만, 세탁 후 니트에서 물기를 짜낼 때도 절대 수건 짤 때처럼 옷을 비틀면 안된다. 늘어난다.. 꾹꾹 최대한 눌러낸다는 느낌으로 물기를 제거하도록 하자.


물기가 아직 흥건하게 남아있는 경우에는 마른 수건을 이용해서 다시 꾹-.. 해주어야한다. 왜냐하면 물기가 있는 상태로 오래 방치했을 경우, 빨래 덜 말렸을 때 나는 냄새가 날 수도 있기 때문. 물론 본인이 이전 단계에서 완벽하게 물기를 짜냈다면 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이긴 한데 빨래 덜 말랐을 때 냄새를 상상해본다면 이 과정을 한 번쯤 하길 추천한다. 다음은 선풍기를 틀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두든 말려주기만 하면 끝.


<다음날>

 

상태를 보니 아직 덜 말랐다. 여기서 시간이 더 지나면 퀘퀘한 냄새가 날 수도 있을 것 같아 드라이기와 선풍기를 틀어 인위적으로 말려주기로 했다. 좀 고된 작업이긴 한데, 아끼는 옷이다 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하게 되더라.


차가운 바람 혹은 미온으로 말려주면 된다. 울 섬유는 고급스럽지만 정말 민감하다는걸 다시 한 번 깨닫는 대목.


 

뒤집어서도 말려주면 된다. 말리는 작업이 너무 지루해서 영화 한 편도 같이 봤다. 퓨리는 봐도봐도 질리지 않고. 물기가 어느정도 없어진 이후에도, 섬유 사이에 남아있는 물기가 있을 수 있으므로 2-3시간 정도 말려주는 것을 추천한다.


<세탁 후>

바지는 일반세제로 손세탁 한 번 한 다음 세탁기에 넣고 돌리니 원상태로 돌아왔다. 역시 면이라 의외로 잘 지워진다. 울 니트는 위에 설명한 울샴푸를 이용해 손세탁했다. 정말 힘들었던 기억.

 

다음 편은 커피범벅된 신발 세탁 및 세척과 관련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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