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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내일채움공제. 참 좋은 제도다. 청년이 기업에 2년 또는 3년 재직 시, 기업에서 기여금을, 정부에서 지원금을 주는 제도로써 2년 근무시 1,600만원, 3년 근무시 3,000만원에 달하는 목돈을 얻을 수 있다. (+@는 매월 적립된 이자금을 뜻함) 가입할 수 있는 나이대에 있는 사람은 무조건 가입하는게 이득이라는 말이 있는데, 가입하기 전에 하나 명심할 것이 있다. 뭐 별 것 아닌 얘기지만 본 포스팅의 나의 예를 통해 가입에 신중할 수 있었으면 한다. 가입 자격 및 여부는 고용노동부의 청년내일채움공제 페이지를 참고하길 바란다.


내가 게임회사를 그만두고 방황하고 있을 때 청년내일채움공제가 사회적으로 큰 붐이 일었다. 2년만 다녀도 천 만원 넘는 목돈을 쥐어주는 다소 파격적인 이 청년지원책은 나에게도 달콤한 유혹이었다. 당시 취업준비생이었지만 어느 회사라도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인을 뒤적거리다가 음성에 있는 한 제조업 회사에 다니기로 했다. 당시 게임회사에 대한 무기력함도 느꼈고 업종을 바꿔보고 싶기도 했고 집에서 나가 먼 곳에서 혼자 자립하고 싶기도 했다.


국긴겅강보험공단에서 떼어왔다..

약 2달남짓 취업준비생 겸 백수 생활을 이어가다 충북 음성군에 있는 LCC라는 회사에 취업했다. 손세정제 및 립케어 등 위생용품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대기업에 납품 혹은 자사제품(품명: 오릭스.Orix)으로 납품하는 회사인데 이전 직장부터 컴퓨터만 다루던 나는 구매 직무로 취업했다.

 

청년내일채움공제 가입이 되냐고 여쭤보니 당연히 가능하다고 한다. 요즘엔 기업에 취업하면 인사팀이나 경영지원팀에서 알아서 진행해주지만 2017년만해도 이 제도가 그렇게 유명하지 않았기에 직접 물어봐야만 했다. 무슨 서류를 몇 번에 걸쳐 내고 가입이 되었다고 한다. (취직일인 2017년 12월 1일로 소급하여 적용)


쉽지 않았다. 게임회사에 익숙해진 나로써는 제조업의 문화와 작업방식이 와닿지 않았다. 티비에서나 보던 문서 집어던지기, 면전에 대고 자존심 짓밟아버리기, 그 밖에도 잔디청소, 기계청소 등 이해되지 않는게 많았다. 혹시 궁금한 사람은 잡플래닛에 LCC를 검색해보길 바란다. 참고로 내가 다닐 때만 해도 사람들이 너무 많이 퇴사해서 1년만 다녀도 과장급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아 그리고 리뷰보면 어디선가 지령을 받은 것 마냥 거짓리뷰가 많이 보이는데 알아서 걸러보길. 아무튼 2017.12.01에 입사하여 2018.01.04에 퇴사했다. 일수로 보면 33일을 다녔다. 


1월 4일 되던 날 부장에게 정말 치욕스러울만큼 혼났다. 어디가서 일 못한다고 한 번도 꾸지람 받은 적이 없었는데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면박을 주고 사람 취급을 안하니 더이상 못다니겠다고 느꼈다. 그대로 집으로 탈주해버렸다. 내일채움공제고 뭐고 정말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절망스러웠으니까.


실질적인 문제는 다음에 발생했다. 13일만에 스텐레스 파이프 제조 및 유통 회사에 취업했는데, 내일채움공제 가입이 되지 않는다는 안내를 들었다. 회사 차원에서는 되는데, 정부 차원에서 자격 미충족이라는 답변을 받은 것. 알고보니 가입 후 한달 이후에 자진퇴사한 경우 두 번 다시 가입이 어렵다고 한다. 즉 난 3일만 더 빨리 퇴사했어도 내일채움공제 재참여가 가능했을텐데, 즉 한 달을 넘겨버려 가입이 되지 않는 것.


지금보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아니 평점이 2.0이나 된다고..?

근데 지금 생각해봐도 그 정도의 업무 강도와 조직 문화였다면 지금 다시 그런 기회가 오더라도 자리를 박차고 나왔을 것 같다. 얼마 안되는 인생 살아왔지만 뒤돌아 봤을 때 그 때만큼 힘들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으니까. 


참고로 1개월 내 계약취소 말고도  권고사직으로 인한 퇴사, 직장내 괴롭힘, 사업장이 폐업, 도산한 경우 등에 대해 단, 1회 재가입이 가능하다고 하니 본인의 퇴사가 위 경우에 해당한다면 더 늦게 전에 청년내일채움공제 재가입에 지원해보길 바란다. (퇴사 후 6개월 이내에 자격요건이 되는 회사에 재취업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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