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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칼퇴를 하다보니 집에서 오랜 시간 쉬는 일이 잦아졌다. 운동도 하고 나름대로의 휴식을 즐기기도 하지만, 아무 생각 없는 장시간의 여가는 무의미하다고 생각, 할 일이 뭐 없을지 찾아봤다. 쿠팡플렉스는 내가 할 수 있는 오후 시간대에는 없었고 그나마 할 수 있는게 새벽(심야)시간 대의 배송인데 그러기엔 몸이 너무 피곤할 것 같았다.


이거 저거 찾아보다, 타이핑 알바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뭐 별거는 아니고 말 그대로 타이핑(타자)을 대신 쳐주고 대가를 받는 아르바이트다. 크몽, 숨고, 알바몬 등 기타 많은 중개사이트가 있었는데 나는 그나마 UI가 깔끔한 숨고에서 타이핑 알바를 해보기로 했다. 참고로 타이핑 속도는 뭐 엄청 빠른 편은 아니고 장문 기준 500타 정도는 나오는 것 같다.

※물론 본 포스팅은 100% 가입하여 보고 느끼며 작업한 내용을 토대로 작성하였음.

 


레슨부터 리빙 디자이너, 이벤트, 비지니스 디자인 등등,,

사실 숨고(Soomgo)는 타이핑 알바뿐 아니라 각종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들이 모여 거래를 하는 일종의 재능거래 사이트다. 별별 고수(여기서는 판매자를 '고수'라고 부른다.) 댄스, 어학, 악기, 번역, 컨설팅부터 냉장고 청소, 에어컨 청소, 화장실 타일시공 등. 나는 이런 플랫폼을 사용할 일이 사실 거의 없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비교적 늦게 알았는데, 잘 쓰는 사람들은 정말 잘 쓰고 있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드론 촬영은 저도 고수 분에게 한 번 배워보고 싶었다. 하지만 역시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포기하기로 했다. 기회되면 배워보기로..


서비스의 종류가 상당히 많았다. 컨설팅 번역, 드론, 어학 과외, 기타 레슨, 바이올린 레슨, 뷰티 등 각계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종의 프로필을 만들고 서비스에 본인을 등록하는 풀(Pool) 방식. 물론 그들의 경쟁도 엄청 치열하다.


프로필을 작성해본다. 아무래도 사람과 사람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이니만큼 최대한 담백하고 과장없이 쓰려고 했다. 구매자로 하여금 신뢰를 줄 수 있도록 최대한 프로필은 빈 칸이 없도록 채워넣었다.


 

 

스스로 고수라니 솔직히 좀 오글거리지만 그렇게밖에 쓸 수가 없었다. 타이핑이나 녹취 시세는 여러 플랫폼을 돌아다니며 참고했다. 고수들보다 많이 저렴하면 뭔가 수상해보이니까 약 100원 정도 싸게 작업물을 받기로 했다.


한 두시간 뒤에 숨고에 접속해보니 꽤 많은 요청서가 도착해있었다. 요청서를 하나하나 눌러보면서 할 만한, 혹은 하기 수월한 작업을 분류해봤다. 아무래도 영어 타이핑이 한글 타이핑보다 어렵다보니 단가가 더 비싼 편.

 

- 의뢰비를 미리 작성해주시는 분도 있고, 내가 직접 제시(?)해야하는 분도 있다. 후자의 경우 경쟁자 간 출혈경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듯. 나라도 조금이라도 싸게 부른 사람에게 맡기고 싶으니까. 아무튼 딱히 차별성을 둘 수 있는게 '가격' 밖에 없다보니 나도 막 엄청 깍아서 부르게 되더라. 아무래도 낙찰 받아야한다는 부담감이 크기 때문.


 

- 심사숙고 하여, 상대방에게 견적서(요청서)를 보내려고하는데 엥? 보내지지가 않는다.


 

 

견적서를 보내기 위해서는 숨고캐시가 필요하다. 원래는 멤버쉽 제도가 있었는데, 멤버십이 없어지고 NEW 숨고캐시라는 새로운 제도로 결제가 되는듯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하나하나 설명하는 것보다 아래 페이지를 참고하면 이해하기도 더 쉬울 것 같다. 아무튼 확실한건 견적서를 보내는 것도 다 돈(캐쉬)이 필요하다는 것.

 

https://help.soomgo.com/hc/ko/articles/360044655372-Q-NEW-%EC%88%A8%EA%B3%A0%EC%BA%90%EC%8B%9C-%EA%B0%9C%ED%8E%B8-%EC%96%B4%EB%96%A4-%EC%A0%90%EC%9D%B4-%EB%8B%AC%EB%9D%BC%EC%A7%80%EB%82%98%EC%9A%94-

 

Q. NEW 숨고캐시 개편, 어떤 점이 달라지나요?

NEW 숨고캐시는 고수님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개편했습니다. 개편의 핵심 내용은, 캐시 사용 시점이 견적발송 시점과 고객상담 시점, 두 단계로 구분된 것입니다.  견적발송 비용은 �

help.soomgo.com

 


숨고캐쉬 결제를 했음에도 견적서가 자주 들어오지 않았다. 하루에도 몇 건씩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었는데 아무래도 하려는 사람이 많다보니 그런 것 같다. 그렇게 3~4일 정도 일감을 받지 못하고 운이 좋게도 대학교에서 일하시는 분에게 일감을 따내게 되었다.

 

PDF파일을 한글워딩으로 변환하는 작업이었는데, 본인 스스로 비교적 쉬운 작업이라고 하셨다. 아무래도 숨고의 타이핑 서비스를 많이 이용해보신 분 같았다. 실제로 작업을을 하면서도 딱히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양이 많은 것 빼고는.


숨고에 적혀있는 내 메일주소로 작업해야할 것들을 전달해주셨다. 기한은 충분했으나 회사생활을 하고 퇴근 후에 작성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또 그렇게 여유있는 시간은 아니었다. 하루에 한글97 기준으로 30페이지 정도 작성해야한다.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놀랐다. PDF 하나당 장수가 많은건 또 20페이지가 넘는 것들도 꽤 있더라. 한다고 했는데 또 못하겠다고 포기할 수는 없어서 일단 타이핑에 전념했다. 작업물 받은 날부터는 회사 끝나고 집에가서 계속 타이핑만 했던 기억.

 

회사에서는 듀얼 모니터를 쓰기 때문에 다른 화면을 보면서 워딩하는게 어렵지 않았는데 집에서 한 개의 모니터로 하려니 너무 힘들긴 했었다. 남는 모니터가 있다면 듀얼로 사용하는 것도 좋은 팁이 될 수 있을듯. 생각했던 우려와 달리 타이핑에 집중하니 3일만에 약 500페이지 정도에 해당하는 한글 파일을 작성할 수 있었다. 

 

- 후기

실제 숨고에 가입하여, 작업을 진행해봤는데, 비록 고수로 활동한 적은 오래되지 않서 그런지 아직은 수요량이 조금 부족한 느낌을 받았다. (혹은 공급이 과잉일수도.. 일감 찾기가 너무 힘들다. 아마 다른 플랫폼과 병행하면 몰라도, 숨고에서만 전업할 생각은 접어야할듯. 장비가 더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특히 기계식 키보드나 무접점 키보드 등..

 

공급자들간의 출혈경쟁 대안도 조금 마련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하한제를 도입한다든지 하는.. 너무 부정적인 말만 적었는데 젊다면, 그래도 한 번 정도 체험 삼아 해보는건 좋을 것 같다. 나도 몸이 조금 힘들긴 해도 3일만에 10만원이나 벌었으니 말이다. 뭐 딱히 엄청 많은 금액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종종 여유 있거나 심심할 때 한 번 해볼 의향은 충분히 있는 편이다. 본업으로 하기에는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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