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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차익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별도의 사이트도 존재한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암호화폐 보따리'라 하면, 거래소를 돌아다니면서 시세차익을 얻는 행위를 통칭하는 일종의 은어다. 가령 A거래소의 비트코인이 9,100달러, B거래소의 비트코인이 9,300달러라고 가정했을 때, A거래소의 비트코인을 싸게 구매해 전자지갑을 통해 이동, B거래소에서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런 보따리 전략이 쉽지만은 않은게, 암호화폐가 ATM기처럼 바로바로 전송되지 않기 때문이다. 최소 수십 번의 해시값을 거쳐 본인의 전자지갑으로 들어오게 되는데, 사이트마다 다르긴 해도 보통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사이에 시세가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도리어 더 낮게 변할수도 있기 때문에 역시나 위험은 늘 따른다고 할 수 있다. 즉 100%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또 사이트마다 다르긴 하지만 출금이 바로 되지 않을 때도 있고(각종 인증절차), 매도가 바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비트코인을 전자지갑으로 이체하는 수수료 역시 최소 0.0001BTC로 한화 12,000원 정도에서 형성된다.(거래소와 거래소의 회원등급마다 다르긴 하다). 그 밖의 환율문제, 거래소 정책, 이동가능한 BTC의 제한 등 보따리 투자를 하기 전에는 사이트의 특징에 대해 꼼꼼하게 알아둘 필요가 있다. 막상 잘못했다간 판매, 이동 수수료만 날리게 될 수도 있다. 


이번에 내가 보따리 투자를 결심하기로 한 곳은 국내에는 비교적 덜 유명한 리퀴드라는 암호화폐 거래소인데,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는, 나름 일본에서는 유명한 암호화폐 거래소다. 암호화폐 거래량만 보더라도 한국의 유명 암호화폐 거래소 못지 않을 정도의 유동량을 자랑하는 거래소. 거래소도 깔끔하니 심심하면 한 번 구경이라도 해보자.


출처:다날 블로그

나는 이 곳에서 PCI(페이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타겟으로 삼았다. 페이코인은 다날의 자기업, (주)다날핀테크에서 상장한 코인인데, 골프존, BBQ, 도미노피자 심지어 편의점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그야말로 실용성 하나만큼은 어떤 코인보다 으뜸을 자랑하는 코인이다. 각종 이벤트도 계속 하고 있고, 할인(15%~50%) 등 구매자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도 한다. 더 적었다가는 홍보 같으니 여기까지하겠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활용성 때문에 시세도 어느정도 유지되어 비트코인 다음으로 선호하는 코인이다. 아무튼 이 페이코인이 5월 22일, 일본의 리퀴드 거래소에 상장(ICO)됐다는 소식.


리퀴드 거래소에 상장했지만, 해당 거래소에서 페이코인의 거래량은 거의 없다시피했다. 애초에 일본에서 페이코인은 사용할 수 없는 코인이기 때문에 트론(TRON)처럼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코인과 같은 처지기 때문. 한 마디로 성장성을 제외한다면, 일본에서는 별 필요없는 코인이라는 얘기가 된다. 그래도 거래소 내의 자전거래 등으로 최소한의 거래량은 있는 편이다. 5월 22일부터 현재까지 약 34 영업일이 지났음에도 일봉이 15개 정도밖에 없는 것을 보면 PCI 거래량이 얼마나 형편 없는지 알 수 있는 대목.


 

또 다른 특징은 매도1호가와 매수1호가의 갭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위 호가창을 보더라도 무려 0.0000107(BTC)의 차이가 나는걸 확인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체결이 더 안되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페이코인을 거래할 생각이 없는 것. 내 생각에는 리퀴드에 페이코인을 상장하면서 일부 페이코인을 자전거래 형식으로 계속 돌리고 있는 것 같다. 

 

여기서 생각했다. 어차피 아무도 매매하지 않는 페이코인인데, 여기에 내가 몰래 편승하여 이득을 보자고 말이다. 가령 0.000044가 가장 높은 호가라면 나는 0.000045로 매수가를 넣어두어 거래소 내 자전거래 시, 거래소 측의 페이코인보다 내가 넣은 매수가에 체결될 수 있도록 잔머리를 굴린 것이다.

 

물론 자전거래가 내 뇌피셜일 수도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페이코인을 리퀴드 전자지갑으로 옮겨 여기서 거래하는 일반인 따위는 없을 것 같았다.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효율적이고 쓸모없기 때문. 리퀴드 거래소의 페이코인 거래량이 많은 것도 아니고 비싼 가격에 팔 수 있는 환경도 아니다.


리퀴드는 국내 거래소처럼 원화를 입금하여 원화로 암호화폐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BTC를 구매하는 시스템이다. 즉 신용카드 이용하여 BTC를 구매한 다음 그 BTC로 내가 원하는 암호화폐를 구매하시는 시스템. 물론 비트코인 뿐 아니라 잘 나가는 이더리움, 리플, US테더 등으로 구매가 가능하기도 하다. 이상하게 마스터카드는 구매가 안되고 오직 VISA카드만 가능하다.


본인은 페이코인 거래의 편의성을 위해 10만원을 이용해 0.0080980BTC를 구매했다. 카드 수수료는 10만원기준으로 4,500원 정도. 금액이 커질수록 카드 수수료는 낮아진다. 여기서 전환율은 환율을 의미하는데 환율은 한국의 고시환율을 이용하는게 아니다. 리퀴드 거래소의 환율을 이용하기 때문에 한국의 고시환율과 다를 수 있음을 참고하자.


결제 후 잔고를 보니 0.00795327BTC가 채워져있다. 카드 결제할 때는 분명 0.0080980BTC였는데 이 마저도 수수료로 얼마 안되긴 하지만 일부 금액을 공제해간다. 정말 국내든 해외든 거래소의 수수료는 장난 없다. 흡사 세금과 비슷..


이제 준비는 끝났다. 호가창을 보면서 매수1호가에 매수 주문을 하자. 스크린샷에 보면 내가 0.0000100BTC에 매수 주문을 넣어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의 페이코인 가격이 약 180원 정도에 형성되어있으므로 정상가격은 0.0000140BTC 정도에 형성되어야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0.0000100BTC에 올려두고 결제가 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것이다.

 

거래소의 자전거래로 인해 거래가 될 수도 있고, 행여 소액의 페이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급하게 처분하고 싶을 때 나에게 판매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유가 있을 때마다 항상 매도 1호가를 유지해주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실제로 나 같은 방법을 쓰는 사람이 있어서, 0.00001 단위로 눈치싸움이 아주 치열했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방해꾼이겠지. 위 표에 나와있듯이 하루에 체결이 1번도 안될 때도 많았다. 지쳤지만 그럴 때일수록 나 자신을 더 부단히 채찍질 했다. 


끈질긴 눈치싸움 결과 총 700 PCI 구매에 성공했다. 회사에서 시간 날 때마다 거래소에 접속해 매수 1호가를 오랜 시간 차지한 결과였다. 당시 시세가 1PCI = 200원(현재는 185원)이었음을 감안하면 10만원으로 총 14만원에 해당하는 PCI를 구매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결과가 된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0.0000100으로도 매수가 가능했을텐데 경쟁자가 있어서 1원씩 계속 올리다보니 119원에 체결된 것도 있다. 하지만 0.000119 BTC에 사도 엄청난 이득이라는 것. PCI의 출금 수수료는 5PCI(약 1,000원)며 출금하는데 제한은 없었다. 코인원으로 보내도 되고 페이코인지갑으로 보내도 되는데, 나는 실생활에서 페이코인을 정말 많이 사용하는 관계로 일단 페이코인으로 보내기로 했다. 


수수료 5PCI를 제외하고 697 PCI가 입금되었다. 리퀴드 거래소에서 출금하기 위해서는 여권 사진과 셀피를 인증해야하는데 그런 일련의 과정들이 정말 몹시 귀찮았다. 하지만 손 쉬운 재테크가 어딨겠는가. 출금은 3분 정도로 정말 빨랐다.


삐뚤뺴뚤한 점 양해부탁..

생각해보니 페이코인에 두고 있는 것보다, 실제로 페이코인이 급등 혹은 급락할 때 즉각 반응할 수 있도록 거래소에 옮겨두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내 수수료... 그래서 페이코인 거래하는 곳 중 그나마 큰 거래소인 코인원으로 옮겨두기로 했다.

 

참고로 페이코인 앱에서 거래소로 페이코인을 옮길 때 수수료는 0.1%로써 내 경우엔 751PCI를 옮긴다하더라도 수수료는 0.751PCI(약 150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무료면 좋겠지만 경험상 입/출금을 무료로 해줬을 경우 너무 남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최소한의 수수료는 필요하다고 생각.


거래소로 옮겨보니 현재가가 조금 올라 183원이 되었다. 평가액은 137,000원 정도로써 처음 신용카드로 결제했던 10만원에서 약 37%가 증가했다. 이럴 바에 애초에 1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으로 하지 그랬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리퀴드 거래소에 있는 페이코인의 양이 그만큼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정말 최소한의 금액으로만 보따리 투자를 했다.


결국 리퀴드 담당자의 답장은 오지 않았다고 한다..

신용카드 결제부터 페이코인을 구매하고 출금 후 한국의 거래소까지 옮기는데 총 7일의 시간이 걸렸다. 일단 리퀴드 거래소에서의 인증절차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고, 페이코인 출금 자체가 되지 않아서 담당자와 이메일 연락을 하는 등의 시간도 필요했다. 뭐 거래량 없는건 두 말 할 것도 없고. 그래도 이렇게 나름대로의 꼼수를 이용한 보따리 투자전략이 성공해 꽤 높은 시세차익을 거두니 그 동안의 노동(?)을 보상 받는 것 같았다. 하지만 두 번 다시 하기에는 시간이 다소 부족할 것 같다. 회사 일도 해야하고.

 

시세 호가창을 보면서 눈치 싸움하는 것도 이제 너무 질렸고. 사실 그래서 본 포스팅을 통해 이런 전략을 공개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말 끈기있고 노력있는 자라면 당장 리퀴드 거래소에 접속해 내가 한 방법 그대로 매수1호가 작전(?)을 이용해 페이코인을 매수해보도록 하자. (뭐 굳이 페이코인으로 해야 할 필요는 없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거래량이 없는 코인들을 적당히 이용해먹으면 될듯)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으면서도 체결되는 순간의 짜릿함을 잊을 수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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