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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 - 사고 당일

후방 카메라 영상이다. 사설 구급차는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옆차선의 차량과 1차 추돌, 이어서 내 차 뒷 부분과 2차 추돌을 일으킴.

동부간선도로로 출근 중 후방에서 사설구급차와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차가 갑자기 밀려 천천히 가기 위해 속도를 줄였는데, 사설구급차가 딴 짓을 한건지, 인지를 못한건지 거리가 꽤 되는데도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그대로 내 차 조수석쪽 뒷휀다를 들이받아버린 것. 뒷차가 일방적으로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은채 들이받았으므로 과실비율은 0:100이다. 물론 내가 0.

 

3차선 중, 2개의 차선을 꽉 막고 있어서 일단 갓길로 이동하여 차를 주차시켰다. 어떤 분들 보면, 사고가 나면 무조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고 굳게 믿고 계신 분들이 있던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가해자와 피의자가 확실하다면 사진 등으로 증거를 남겨놓고 안전한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게 좋다. 2차사고의 위험성을 높일 뿐 아니라, 극심한 교통정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요즘은 어차피 대부분 블랙박스가 있기 때문에 굳이 그 자리를 100% 현장보존할 필요는 없다.


아무튼 사설구급차 운전자에게 말해 보험사에 대인보험과 대물보험을 접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사고 덕분에 출근 시간이 많이 늦어서 그 자리에서 보험차를 끝까지 기다리진 않았고, 난 먼저 자리를 떴다. 시간이 많거나 향후 다른 일정이 없다면 그 자리에서 가해차량의 보험차량을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나처럼 일정이 있는 경우, 차량번호와 내 신상정보(이름, 핸드폰 번호 등)을 전달하고 자리를 떠도 된다.

 

시간이 많지 않은데 접수를 너무 안해주셔서 카톡 하나 보내드렸다.

가해차량이 보험사에 내 정보를 전달하여 보험접수를 해주면, 접수번호를 받게 된다. 접수번호가 있어야 병원에서 대인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접수번호는 꼭 받아두도록 하자. 접수번호 안주려고 하면 빨리 달라고 재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 8월 28일 - 병원 입원 1일차

 

나는 사정이 있어 바로 입원하지 못했지만, 대인사고 접수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최대한 빠르게 접수하는게 좋다. 나도 이번에 처음 안 사실인데 나이롱 환자 근절을 위해 교통사고 발생 후, 장기간(병원마다 조금씩 다르다) 병원에 방문하지 않았다가, 추후 방문하게 되면 대인 보상처리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원래 입원하고 싶었던 병원은 의정부역에 있는 바를정한방병원인데, 여긴 사고 발생일로부터 4일까지만 입원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 나는 4일이 지나버려서 이 곳에서는 입원이 불가하여 근처에 있는 자황한방병원에 입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꼭 입원하고 싶어서 입원한게 아니고, 8월 28일 일요일에 급하게 입원하려다보니 주말에도 입원 치료가 가능한 곳이 별로 없었다. 그래도 그 중에서 규모가 크고 신축인 곳을 찾다보니 이 곳이 나와서 여기서 입원하기로 결정. 대충 옷 추려입고 집을 나섰다.



병원에 도착해 접수를 했다. 우선 교통사고로 인한 대인접수를 하러 왔다고 말하면 접수번호를 알려달라고 한다. 접수번호를 전달드리고 간단하게 몇 가지 인적사항을 적으면, 의사 선생님이 배정되고 CT촬영, 심전도, 기타 여러가지 검사를 하게 되고, 입원 여부를 판단해주신다.
* 데스크 접수 시, 입원/통원 중 희망하는 치료 방법을 요청하셨는데 나 같은 경우는 입원으로 요청드렸다.
통원 치료도 있는데, 병원이 너무 멀어서 귀찮았고 무엇보다 통원치료의 경우 추후 보험사와 합의금 협의 시, 입원 대비 적은 합의금이 제시되므로 이 또한 알고 있으면 좋다.

 

코로나19 검사까지 끝나고, 양성이 나온 것이 확인된 뒤에 바로 입원을 할 수 있었다. 입원 후에 피도 뽑고, 추나치료와 침술, 한방치료를 받았다. 뭔가 엄청 많이 받았는데 잘 기억은 안나네. 아무튼 1일차는 이렇게 끝. 너무 피곤해서 방에 들어가자마자 골아떨어졌다.


* 8월 29일 - 병원 입원 2일차

본격 식폭행이다.

아침을 깨운건 알람소리도 아니고 아침밥 먹으라는 누군가의 음성이었다. 아무튼 아침밥을 대충 먹고 일어나자마자 치료 받으러 감. 나는 어깨와 허리가 아파서 추나치료를 받았는데, 무슨 원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받고 나면 뭔가 괜찮아진듯한 느낌. 교통사고 이후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이 염좌인데, 염좌는 인대에 손상을 입은 상태다. 따라서 한방치료가 꽤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거보다 좀 심하게 다치면 골절인데, 골절부터는 급수도 올라가고 입원일수도 길어질 수 있다고 함.(아무래도 골절의 경우, 급수가 높다보니 합의금이 단순 염좌보다는 높게 측정된다.)  아무튼 구급차가 나름 세게 박았는데, 염좌 정도로 조금만 다쳐서 다행이다.

 

오전에 치료받고 자리로 돌아오니, 가해차량의 보험사 담당자가 전화가 왔다. 뭐 언제부터 입원했고 몸은 괜찮은지, 치료는 뭘 받았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언제 방문하는게 좋은지 여쭤보시길래, 나는 당장 오늘이라도 좋으니 오라고 말씀드렸다. (병원 너무 진 빠져...) 그렇게 전화를 끊고 한시간쯤 지났나? 점심밥 먹고 있는데, 근처에 있던 보험사 직원 분이 오셨다.


합의금으로 150만원을 받았다. 이제부터 추후 발생하는 질병에 대해서는 대인보험처리를 받을 수 없다.

뭐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회사도 나가셔야하지 않냐고 하면서 합의금을 제시하셨는데, 처음에는 100만원을 제시하셨다. 알아본게 있어서 150만원은 받아야겠다고(내가 일용직이나 학생도 아니고) 말씀드리니 140만원으로 하자고 하시더라. 150만원 아니면 안될 것 같다고, 지금 합의금중에는 향후 치료비도 포함되어있는걸로 아는데 퇴원했다가 나중에 아플수도 있지 않느냐? 라고 말씀드리니 150만원에 알겠다고 하시더라.

뭐 서류에 사인 받은 다음에 입금은 오늘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더니 10분만에 가버림. 뭔가 더 받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인터넷 검색해보니 합의금으로 200만원 정도도 받을 수 있다고 하는군. 물론 고액연봉자의 경우 더 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회사만 아니었어도 200만원 부를 때까지 계속 입원해있었을텐데. 라는 생각도 들긴 하더라. 합의금 받을 일이 있으면 유튜브나 블로그 찾아보고 꼭 합의하길 바란다.


당일 퇴원은 안된다고 해서, 8월 30일에 퇴원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병원에 오래 입원하는건 사람이 할 짓이 못되는 것 같다. 몸도 아프고 내 집도 아니고, 치료 받으러 가는 것도 여간 귀찮은게 아니다. 회사 때문에 합의하긴 했지만, 정말 허리와 어깨가 아직도 욱신거린다. 합의금으로 받은 돈에서 일부는 물리치료를 받는 비용으로 쓸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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