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이유없이 기분이 안좋을 때

동마마a 2023. 1. 2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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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누구 보여주려고 하는건 아니고 그냥 구시렁구시렁 대나무숲...
그래서 나도 내가 무슨 소리하는지 모를 수도 있음주의)

 

 요즘들어 뜬금없이 심장이 벌떡벌떡 뛸 때가 있는데, 믿기지 않겠지만;; 심할 땐 그 내가 그 쿵쿵 소리를 듣기도 한다. 심장이 빨리 뛸 때면,  아주 높은 확률로 헛구역질로 이어지는데, 그 모습이 꽤나 우스꽝스러울 것 같다. 제3자가 볼 때면 갑자기 잘 있다가 헛구역질하는걸로 보일테니까. 장소가 장소가 내 방 구석이면 다행이지, 밖이나 대중교통에서 갑자기 웩-웩- 거리고 있을 때면 마스크를 끼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까지도 든다. 코로나한테 쪼금 고마워. (그래도 코로나는 커버 불가..)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이직한 이후 아닐까? 라고 유추하는 중. 처음 이런 증상을 느낀건 슬랙(Slack)이라는 회사 메신저 때문인데, 한 번은 재택 중 다른 일 하느라 날 찾는 상사의 메시지를 꽤 오래 씹은 적이 있었음. 그 때는 이직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은 수습이었고 뭐,,,  영혼이 탈주할 정도로 탈탈 털렸지.(재택이라 오해 받기 딱 좋았달까..?) 그것 말고도 이직한지 얼마 안됐을 때는 회사 돌아가는 시스템을 몰라서 메신저로 꽤나 혼났는데 덕분에 이제 메세지가 왔다는 슬랙 알림음만 들어도 심장이 쿵쿵 뛴다. 심지어 그게 날 찾는 평범한 메세지일지라도 말야. 그렇다고 슬랙 알림음을 끄자니, 날 찾는 메세지를 씹게 되니까 끌 수가 없고...

 

 처음에는 그냥 '나 메신저  알림음에 무슨 트라우마 있나봐.' 정도로 생각했는데, 나중엔 슬랙 알림음만 들어도 헛구역질이 나오기 시작했다. 궁금해서 네이버 같은 곳에 내가 느낀 현상을 검색해보니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하더라. 뭐 네이버 지식인 답변을 무조건 맹신하는건 아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까 딱 내 상태에 맞는 말 같았음. 상식적으로 회사 메신저 알림음 듣는다고 심장 빨리 뛰고 헛구역질 한다는게 상식적으로 이상하잖아? 

 

 병원 가기도 귀찮고 뭔가 의사 선생님께 무서운 소리 들을 까봐 병원 찾아가지 않고 몸뚱아리가 살려달라는 말을 그렇게 외쳐도 그냥 무시하고 살았다. 무엇보다 찾아가는 순간, 내가 그 상태인 것을 인정해버리는 것 같아서 더 그랬음. 그러다가 내가 제목에 쓴 것처럼 '이유없이 기분이 안좋을 때'의 빈도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사실 기분 안좋음의 빈도수와 슬랙 알림음 사건의 인과관계는 전혀 없을 수도 있음. 뇌피셜이야..) 그렇다고 막말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건 아니야. 그냥 막 엉켜버릴대로 엉켜버린 실타래를 던져주고 다시 풀라고 했을 때 그 좌절스러운 감정이랄까. 기분 안좋고 막막해. 사실 한숨도 자주 쉬는듯. 

 

 아무 생각도 안하고 소위 말하는 멍- 때리는 상태로 가만 있을 때가 많은데, 그 때면 기분이 너무 안좋아진다. 쉽게 말해 예전 디폴트가 무감정이었다면 지금은 기분 안좋음이야. 그래서 무슨 생각이라도 하려도 티스토리를 쓰고 책을 읽고, 오디오북을 듣고, 뉴진스의 OMG를 듣고, 쇼핑도 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술을 마셔도 그 때만 괜찮고 또 어느새 내 속은 어둑어둑 물들어감을 느낀다. 이거 정말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모르곘는데 시각적으로 표현하자면 정말 조금씩 검정색으로 물드는 것 같아.

 

 이 이야기는 사실 아무도 몰라. 나에게 슬랙 메세지를 보낸 사람도 모르고, 내 제일 친한 친구 찌이도 모르고 어플에서 만나 의외의 친구가 된 낙무도, 날 롤모델로 삼고 있는(ㅋㅋ..) 호길이도 내가 이 정도 상태인지 모르겠지.. 너희한테 걱정 끼치기 싫어. 두서에 적었듯 그냥 내 좁디 좁은 0.3평짜리 대나무숲에 그냥 하고 싶은말 와르르 쏟아내면 그만이니까,, 요즘 잠을 통 못자서 피곤하지만, 다음주는 내가 너희를 좀 불러내서 만나야겠다. 추워도 꼭 나와줘,, 

 

+ 오늘 프롤로주사 치료 2회차 받고 왔음. 허리디스크 안걸려본 사람은 모르겠지만,, 걸리면 진짜 삶의 질 개낮아짐ㅠ 역시나 별 효과 없다,, 나 허리 아플 때마다 느끼는데 체리는 닥스훈트라 나이 먹으면 선천적으로 허리 안좋아질 확률이 높다고 하도라,, 이 찌릿찌릿한 통증을 저 녀석이 느낄거라고 생각하니까 벌써부터 불쌍하다ㅜ 

객기 멈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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